모르는 채로 나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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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가 나와야 주장이 명확해진다

논문 쓰기

언제 읽기를 멈추고 쓰기 시작해야 하는가 석사과정 때는 더 읽어야 한다는 강박이 컸다. 이 분야를 충분히 공부한 다음에 연구를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날은 영원히 오지 않는다. 문헌 리뷰 지옥에 빠져본 사람이라면 안다. 한 논문을 읽으면 그 안에서 인용한 20개의 논문이 더 보인다. 그 20개를 읽으면 또 다른 50개가 나타난다. 끝이 없다. 더 큰 문제는 목적 없는 읽기였다. 일단 읽어두면 언젠가 도움이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관련 논문들을 닥치는 대로 읽고 나면, 막상 논문을 쓸 때는 그 지식들이 흩어져 있어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더라. 지금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 연구를 시작하면서 바로 쓰기 시작한다. 데이터, 메쏘드, 리절트 순으로. 분석 결과가 어느 정도 확정된 후에야 리터리쳐, 디스커션, 인트로를 쓴다. 왜 이 순서일까? 리절트가 나와야 내가 무엇을 주장하고 있는지 명확해진다. 그래야 그 주장을 뒷받침할 선행연구를 어떻게 쓰는게 좋을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선행연구는 나의 아규먼트를 서포트해야 하는 것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니까. 물론 연구 시작 전에 기본적인 백그라운드는 필요하다. 문헌을 알아야 좋은 연구질문을 잡는다. 하지만 완벽하게 알고 나서 시작하기를 기다리면 평생 시작 못한다. 읽기와 쓰기를 분리하지 말고 함께 하자. 그게 훨씬 효율적이고 재미있다. 결국 박사과정은 모든 걸 아는 사람이 되는 과정이 아니라 모르는 걸 빨리 찾아서 활용하는 사람이 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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