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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사 3학기 증후군을 지나며

대학원

석사 3학기 즈음, 나는 모든 걸 후회하고 있었다. 대학원에 온 것도, 심지어 대학교 입시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서 차라리 교대를 갔으면 어땠을까, 까지 생각했다. 안정적인 직업, 예측 가능한 미래, 이런 막막함과 불확실성 없이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었을 텐데. 매일이 경쟁이었다. 동기들과 비교하며 "쟤는 벌써 논문을 쓰는데 나는 아직...", "쟤는 국제학회에서 발표하는데 나는..." 하며 자괴감에 빠졌다. 미래가 막막했다. 취업이 될까? 이 길이 정말 맞는 길일까? 박사 유학 준비를 하는 게 좋은 선택일까? 밤마다 누우면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가장 힘들었던 건 자기 의심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다 똑똑해 보이는데 나만 뒤처지는 것 같았다. 정말 진지하게 그만둘까 생각했다. 왜 이렇게 불확실한 길을 선택했을까?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하지만 그래도 버텼다. 그냥 그만두기에는 이미 투자한 시간이 아까웠고, 막연하게나마 조금 더 해보자 하는 마음이 있었다. 박사 진학 결심에 결정적이었던건 석사논문을 쓰는 과정이었다. 평소 궁금했던 질문에 대해 내 가설을 세우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결과를 해석하는 과정이 정말 재미있었다. 최종고를 완성했을 때의 성취감이 지금도 선명하다. 완벽하지는 않아도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해낸 연구였다. 그때 비로소 “내가 연구를 계속 하고 싶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석사 3학기 증후군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던 것 같다. 설렘이 현실과 부딪히고, 성취는 충분하지 않고, 미래는 불확실한 시점. 돌이켜보니 가장 어두웠던 그 순간이 진짜 시작점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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