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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은 어디가 아니라 누구와 함께인가

아카데믹 라이프

해외 생활이 외롭다는 글은 스레드에서도 자주 본다. 문화 차이, 언어 장벽, 가족과 친구들과 멀리 떨어진 낯선 환경. 많은 이들이 겪는 일이다. 내 경험은 좀 다르다. 정확히 말하면, 해외에 있어서 외로운 건 아닌 것 같다. 나는 원래 혼자 살면 루틴이 쉽게 무너지는 편이다. 외로움보다 무기력이 먼저 온다. 그래서 ‘혼자 사는 것’이 힘들지, ‘해외에 있는 것’이 힘든 건 아니었다. 올 초부터 남편과 함께 살게 되면서 이런 불균형이 거의 사라졌다. 저녁이면 각자의 일과를 마치고, 가볍게 그날 있었던 일을 나눈다. 나는 소파에 앉아 뜨개질을 하고, 남편은 옆에서 게임을 한다. 소소한 일상이 매우 만족스럽다. 몇몇 친구들은 이 동네에 ‘할 게 너무 없다’고 말한다. 특히 대도시에서 온 경우 더 그렇다. 하지만 나와 남편에겐 이 작은 캠퍼스 타운이 꽤나 잘 맞는다. 몇 주에 한 번 코스트코에서 장을 보고, 공원 산책을 하고, 간혹 친구를 만나고, 영화를 보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대도시의 번잡함도 때로는 활력이 되지만, 이렇게 조용하고 물가 낮은 환경에서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삶이 내게는 더 잘 맞는 것 같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지금의 나에게 맞는 이야기다. 혼자 계속 지냈다면 훨씬 더 외로웠을 테고, 박사과정 중에 이곳에 왔다면 또 다른 감정이었을 것이다. 지금은 조교수라는 비교적 안정적인 위치에 있고, 남편과 함께 있고, 내 성격에 맞는 리듬을 찾았기에 가능한 삶이다. 그렇다면 외로움은 ‘어디 사느냐’보다, 언제, 누구와, 어떻게 사느냐에 달려 있는 감정이 아닐까. 해외 생활이 반드시 외로움을 의미하는 건 아닌 것 같다. 때로는 오히려 내가 원하는 삶의 방식을 찾을 기회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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