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른다고 말하는 전문가
“I don’t know!”
지도교수님이 자주 하시는 말씀이었다. 처음 들었을 때는 놀랐다. 이 분야의 전문가이신 분이 이렇게 쉽게 “모른다”고 말씀하시다니.
대학원에 들어가기 전까지 내가 생각한 전문가는 얼추 모든 걸 다 아는 사람이었다. 적어도 자신의 분야에서만큼은 모르는 게 없어야 한다고 믿었다.
그런데 지도교수님은 정말 자연스럽게 “I don’t know!”라고 말씀하셨다.
복잡한 통계 방법에 대해 질문했을 때: “나도 이 메쏘드는 잘 몰라. 각자 더 찾아보자.”
심지어 본인 연구와 관련된 질문에도: “나도 잘 모르겠는데? 그거 정말 좋은 질문이야.”
솔직히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다.
그러다 곧 알게 되었다. 지도교수님의 “I don’t know”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이 메쏘드는 나도 잘 모르니까 좀 더 찾아보자”라고 하시면서 함께 자료를 찾아보셨다.
“나도 모르겠는데? 네 생각은 어떠니?“라고 하시면서 내 의견을 물어보셨다.
진짜 전문가는 모든 걸 아는 사람이 아니라, 무엇을 모르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모르는 것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그것을 알아가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기도 했다.
지도교수님을 보며 나는 지적 겸손함을 배웠다.
모른다는 건 아직 배울 게 있다는 뜻이고, 그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설레는 일이라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