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외감이 지구촌 시민을 만든다
Seo, M., Yang, S., & Laurent, S. M. (2023). No one is an island: Awe encourages global citizenship identification. Emotion, 23(3), 601.
코로나19 초기, 일본의 한 구호단체가 중국에 보낸 의료용품 상자에 이런 글귀가 적혀 있었다: “산천은 다르지만 달과 바람은 같다.”
이 고대 중국 시구가 담긴 사진이 중국 SNS에서 폭발적으로 퍼졌다. 사람들은 국경을 넘나드는 연대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Minjae Seo를 위시한 연구진은 이런 순간에 주목했다. 전 지구적 팬데믹 같은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는 거대한 사건 앞에서, 사람들의 ‘시민권’ 개념이 자국 중심에서 지구 전체로 확장되는 게 아닐까?
4개 실험으로 이 아이디어를 테스트했다.
실험 1: 실험 참여자에게 경외감, 자부심, 또는 중립적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경외감을 느낀 사람들이 “나는 지구촌 시민이다”라는 문장에 더 강하게 동의했다. 핵심은 ‘작은 자아’ 감정이었다. 거대한 것 앞에서 자신이 작다고 느낄수록 지구촌 시민 의식이 높아졌다.
실험 2: 자연 풍경 사진을 보여줬다. 경외감을 유발하는 사진(웅장한 자연)을 본 사람들이 인간의 상호연결성을 강조하는 “누구도 섬이 아니다”라는 시를 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실험 3: 우주와 지구 영상을 보여줬다. 두 종류의 경외감(우주의 광대함, 지구의 아름다움) 모두 같은 효과를 냈다. 이번에는 문화적 개방성을 측정했다. 경외감을 느낀 사람들이 ‘글로벌 스타일’ 햄버거를 더 호의적으로 평가했다.
실험 4: 실험 참여자들에게 긍정적 경외감(아름다운 자연), 부정적 경외감(화산 폭발, 번개), 중립 조건을 제시했다. 그리고 실제 돈을 기부하게 했다.\n\n15센트를 미국 아동 돕기(지역)와 전 세계 아동 돕기(글로벌) 중 선택해서 배분하라고 했다. 두 경외감 조건 모두에서 사람들이 글로벌 자선단체에 더 많이 기부했다.
왜 그럴까? 경외감은 기존의 정신적 틀을 압도하는 거대함 앞에서 느끼는 감정이다. 이때 사람들은 자신이 작다고 느끼고, 개인적 관심사에서 벗어나 더 큰 집단에 관심을 갖게 된다.
기후변화, 팬데믹 같은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려면 국경을 넘나드는 협력이 필요하다. 경외감이 그런 ‘지구촌 시민 의식’을 기를 수 있다는 것이다.
결론: 웅장한 자연 다큐멘터리나 우주 영상이 단순한 오락이 아닐 수 있다. 그런 경외감이 우리를 더 큰 공동체의 일원으로 느끼게 하고, 지구 반대편 사람들까지 배려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