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채로 나아가기
본문 글자 크기

지적 능력과 여성성은 양립할 수 없다는 이분법

젠더

어릴 적부터 아버지에게서 들었던 말이 있다. “정말 실력 있고 열심히 하는 여자들은 머리 기르고 화장하고 옷차림 꾸밀 시간이 없다. 네가 그런 걸 신경 쓰는 건 공부를 제대로 안 한다는 뜻이다.” 그런 말을 듣고 자라면서 나도 모르게 내재화했던 게 아닐까? 지적 능력과 소위 말하는 “여성성“은 양립할 수 없다는 이분법을 말이다. 그러다가 좀더 크면서부터는 그런 이분법에 점차 반감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내가 만일 성장과정에서 반대로 “여자애가 이쁘게 안 하고 다닌다”고 구박받았다면, 아마 나는 또 다른 방향으로 튀었을 것 같다. 외모, 행동 방식, 말투, 심지어 관심사까지 “여자는 이래야 한다”는 기준들이 촘촘하게 사회에 퍼져 있다. 그래서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성별을 의식하며 자라는 것 같다. 때로는 순응하고, 때로는 반발하면서. 슬프게도 그런 반발과 저항도 기존 메시지 프레임의 구획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우리는 노력한다. 작은 균열을 내기 위해.

전체 글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