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를 알아야 비틀 수 있다
어떤 이가 창작자나 평론가의 관점에서 완성품을 봐온 게 아니라는 걸 깨달을 때가 있다. 해당 분야의 트렌드를 무조건 경시할 때 나는 그런 인상을 받는다.
예를 들어 연구에서 트렌드는 중요하지 않은 것, 따르면 안 되는 것이라는 말, 학계에 있어본 적 없는 사람은 쉽게 말할 수도 있다.
그런데 (연구비 수주 가능성을 차치하고라도) 트렌드라는 건 달리 말하면 최첨단이다.
지금 사람들이 무엇에 관심을 갖는가,어떤 메쏘드가 새로 등장했는가, 어떤 데이터가 이제 접근 가능해졌는가, 그리고 어떤 질문이 해결 가능해졌는가.
트렌드는 제약이지만 리소스이기도 하다.
새로운 도구가 생기면 새로운 질문을 던질 수 있다. 많은 사람이 같은 문제를 보면 협업과 논쟁이 생긴다. 그 과정에서 분야가 빠르게 발전한다.
트렌드를 무시하는 순간 생기는 연구자로서의 한계가 있다. 홀로 고립되어 십 년 전 대화를 반복하는 것. 해결된 문제를 다시 푸는 것. 더 나은 도구가 있는데 낡은 방법을 고집하는 것.
트렌드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은 문제다. 그러나 트렌드를 알고 취사선택하는 것과 트렌드를 모르고 따로 노는 것은 다르다.
장르의 문법을 알아야 그걸 깨뜨릴 수 있다. 클리셰를 알아야 비틀 수 있다.
연구도 마찬가지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