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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퍼센트 확률을 믿고 들어간 박사

아카데믹 잡마켓 단상

옛날에 socjobrumors라는 사이트가 있었다. 유저들은 미국 사회학과 박사과정 플레이스먼트를 매년 랭킹으로 매겼다. 코호트 인원을 추정해서, 몇 퍼센트가 테뉴어트랙 잡을 잡았고 또 그 중 얼마가 R1에 갔는지. 어드미션 받고 진학할 박사 프로그램을 정할 때 나는 그 통계까지 찾아봤다. 내 딴에는 치밀했다. 내가 간 학과는 탑 25 안에 들었고, 플레이스먼트도 좋았다. 그래봤자 졸업생의 20-30%가 테뉴어트랙 잡을 잡는 정도였지만. 20% 확률로 평생직장이 될 ‘수도' 있는 잡을 잡고, 80% 확률로 전공을 못 살리는 길. 알면서 왜 갔냐고? 솔직히 말하면, 코호트에서 20% 안에 들 자신도 없으면 박사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때는 잘 몰랐다. 세상에 실력 있고 실적 좋은 사람은 널리고 깔렸다는 것. 그리고 잡마켓은 등수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 어찌저찌 포지션은 잡았고, 열심히 살고 있다. 그럼에도 과거의 오만함은 생생히 남아 아직도 간혹 나를 부끄럽게 한다. 하지만 그래서인지 치기 어린 학부생, 대학원생을 더 따뜻한 눈으로 보게 된다. 그때는 나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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