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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훼손하는 가치를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독서 기록

장강명의 먼저 온 미래를 읽었다. 책은 프로 바둑기사들과의 인터뷰로 시작된다. 이세돌이 알파고에게 진 뒤 이들이 잃은 걸 물으면, 답은 소득만이 아니다. 자신의 커리어에서 찾던 의미, 자부심, 그에 더해 그 직업이 가지고 있던 권위와 후광까지 훼손되었다. 저자는 바둑이라는 좁은 세계에서 벌어진 일을 문학을 비롯한 창작계와 다른 직업 세계 전체로 투영해서 본다. 이 관찰과 논평이 날카롭다. 아무래도 마음이 서늘해진다. 작가는 인공지능으로 인해 이렇게 훼손되는 가치, 이 사회적 비용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저항이 조직화되기도 어렵다. 새 기술로 수혜를 보는 쪽은 항상 있고, 그들이 곧 옹호집단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기술로 직접적으로 수익을 내는 빅테크는 말할 것도 없다. 발췌: “챗GPT가 등장한 뒤로 ‘수준급의 실력을 지닌 소설 쓰는 인공지능이 나오면 당신도 이용할 거냐’라는 질문을 자주 받았다. 나는 그 질문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그 질문은 수준급의 소설 쓰는 인공지능을 쓰는 일을 내가 선택할 수 있을 거라고 당연하게 전제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그런 괜찮은 인공지능이 나와서 시장에서 팔리기 시작하면, 내게 선택권은 없을 것이다. 나는 그걸 써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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