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채로 나아가기
본문 글자 크기

출판이 없는 박사과정 초반의 불안

대학원 단상

박사과정 초반의 내 컴플렉스는 석사하면서 출판을 하나도 못 했다는 거였다. 한국인 유학생들 중에는 석사 논문이나 다른 공저 논문을 이미 저널에 낸 경우가 흔했지만, 나는 그렇지 못했다. 퍼블리케이션 자체보다도 연구를 시작부터 끝까지 마무리해본 경험이 없다는 게 스트레스였다. 나는 내가 뭘 끝낼 수 있는 사람인지 몰랐다. 출판은 완결의 증거로 보여서, 때때로 그게 마음에 사무쳤다. 3, 4년차에 원고를 여럿 투고하게 되면서 그 마음도 점차 사그라들었다. 오랜 세월을 거쳐, 작년에는 첫 단독저자 논문도 나왔다. 아카데믹 커리어는 길고, 계속 하는 한 언젠가는 논문이 나온다. 물론 그때까지 버티는 게 어렵고, 빨리 내면 좋은 것도 맞다. 다만 커리어 초기의 열등감은 나중에 돌이켜보면 한때의 일인 것 같다. 다르게 생각하면, 이 또한 곧 지나갈 것이다.

전체 글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