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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가 없으면 누적도 없다

연구 단상

연구 프로그램의 누적적 발전에 집착하는 이유가 있다. ABD로 잡마켓 나갈 때 선배들 커버 레터와 리서치 스태이트먼트를 여덟 편쯤 모아서 본 적이 있다. 가장 큰 공통점이 coherent theme과 cumulative program이었다. 그게 참 멋졌다. 학자란 이런 거구나, 싶었다. 참고해서 나도 어찌저찌 서로 다른 연구들을 한 우산 안에 묶기는 했다. 묶는 건 됐다. 누적은 잘 안 됐다. 그때는 그게 글쓰기 문제인 줄만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재료가 없었던 것이다. 논문이 나와야 다음 논문이 그 논문을 물려받는데, 내게는 물려받을 앞 논문이 아직 없었다. 이제는 박사논문 챕터도 하나는 출판되고 다른 하나는 R&R을 받았다. 누적적인 연구 프로그램의 꼴을 나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써드이어 리뷰 패킷을 염두에 두며 아젠다를 정리해본다. 내 연구는 깊어지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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