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킹을 재미있는 대화로 생각하기
처음에는 네트워킹이라는 말 자체가 부담스러웠다. 뭔가 계산적이고 인위적인 느낌이 들었다. "이 사람과 친해지면 나에게 도움이 될까?" 하는 식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서 불편했다.
특히 학회나 리셉션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대화할 때 그런 스트레스가 컸다. "지금 이 대화가 의미가 있나?" "내가 뭔가 얻어가고 있나?"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마인드셋을 바꿔보기로 했다. 네트워킹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그냥 흥미로운 사람들과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눌 기회라고 생각해보자고.
이렇게 접근하니까 훨씬 편해졌다. 상대방이 어떤 연구를 하는지 순수하게 궁금해하고, 내 연구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얘기할 수 있게 되었다. "협업 기회가 있을까?" 보다는 "와, 이런 관점도 있구나" 하는 호기심이 앞서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더 의미있는 연결들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n\n물론 모든 만남이 깊은 관계로 발전하는 건 아니다. 그냥 한 번 대화하고 끝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그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 순간 재미있는 대화를 나눴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으니까.
가끔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연결점을 발견하기도 한다. "아, 우리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네요" 하면서 나중에 이메일을 주고받게 되거나, "혹시 이런 자료 있으시면 공유해주세요" 하는 식으로 작은 도움을 주고받게 되거나.
결국 네트워킹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이다. 너무 목적지향적으로 접근하면 오히려 부자연스러워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식으로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는 단순한 인맥을 넘어서 실제로 내 연구 생활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혼자서는 생각하지 못했을 아이디어들을 얻게 되고, 때로는 새로운 친구도 생긴다.
네트워킹 스트레스가 있다면, 한 번쯤 이런 식으로 접근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어차피 학계는 작은 세상이고, 언젠가는 또 만날 사람들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