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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된 휴식과 의도하지 않은 휴식

워라밸

같은 하루를 아무것도 안 하고 보내도 기분이 완전히 다를 때가 있다. 어떤 날은 "오늘은 진짜 쉬는 날"이라고 작정하고 침대에서 뒹굴거린다. 넷플릭스 보고, 웹서핑 하고, 친구들과 카톡하고. 별거 안 했는데도 하루 끝에 개운하다. "아, 잘 쉬었다" 하는 기분이다. 그런데 어떤 날은 "일 해야지" 하면서 책상 앞에 앉았는데 도무지 집중이 안 된다. 핸드폰 보고, SNS 보고, 소파에 가서 누웠다가 냉장고 열어보고. 그러다가 하루가 끝나면 "오늘 뭐 한 게 없네" 하면서 자괴감이 든다. 똑같이 쉬었는데 느낌이 이렇게 다른 이유가 뭘까? 첫 번째 경우는 의도된 휴식이다. 내가 선택한 거다. "오늘은 쉬는 날이니까 쉬는 거야" 하는 명분이 있다. 죄책감 없이 편안하게 쉴 수 있다. 두 번째 경우는 의도하지 않은 휴식이다. 일을 하려고 했는데 못 한 거다. 계속 지금이라도 일해야지 하는 압박감이 있어서 진짜로 쉬지도 못한다.\n\n학계에서는 특히 이런 일이 많다. "언제든 일할 수 있다"는 자유가 역설적으로 "언제나 일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변한다. 그래서 요즘에는 의식적으로 쉬는 날을 정한다. "매주 토요일은 완전히 쉬는 날"이라고 미리 선언하는 거다. 그러면 그날 만큼은 일 생각 안 하고 진짜로 쉴 수 있다. 반대로 일하는 날에는 최대한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핸드폰 숨겨 두고, 일하는 시간 정해서. 그래야 쉬는 날에 죄책감 없이 쉴 수 있으니까. 결국 중요한 건 휴식에 대한 죄책감을 없애는 것 같다. 쉬는 것도 일의 일부라고 생각하기. 제대로 쉬어야 제대로 일할 수 있으니까. 요즘 내 목표는 진짜 쉬는 날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그러려면 평소에 더 집중해서 일하고, 쉴 때는 정말 푹 쉬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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