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분야에 족적을 남기려면
앞서 포스팅에서 리서치 프로그램이 중요한 이유로 크게 세 가지를 들었다. 효율성, 임팩트, 커리어.
실제로 선행연구에 따르면, 높은 전문화는 높은 생산성과 높은 비지빌리티, 심지어 높은 샐러리로 이어진다.
Leahey, E. (2006). Gender differences in productivity: Research specialization as a missing link. Gender & Society, 20(6), 754-780.
Leahey, E. (2007). Not by productivity alone: How visibility and specialization contribute to academic earnings. American sociological review, 72(4), 533-561.
하지만 좀더 생각해보면, 이런 실용적 이유들을 넘어선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는 것 같다.
한 분야에 진짜 족적을 남기려면 리서치 프로그램이 필요한게 아닐까?
단 몇 편의 논문으로 학계에 큰 변화를 만들기 어렵다 (물론 그런 경우가 없다는건 아니다). 하지만 10년, 20년에 걸쳐 일관된 질문을 파고들면서 축적된 연구들은 그 분야의 패러다임을 바꿀지도 모른다. 대가들을 보면 모두 자신만의 명확한 리서치 프로그램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처음에는 남들이 던진 질문에 답하는 수준이었다면, 점차 내가 그 분야의 새로운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남들이 내 연구를 인용하고, 내 framework를 사용하고, 내가 제시한 방향으로 후속 연구들이 이어지려면,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단순히 논문을 많이 쓰거나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것을 넘어서, 그 분야에 발전을 가져오는 연구를 하는 것. 그런 순간들이 연구자로서 thrive하는 경험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