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기에서 번영하기로
박사과정 때 학과에 계신 대가 교수님 한 분이 말씀하신 게 기억난다. "Publish or perish가 아니라 publish and flourish라고 생각하자."
그때는 솔직히 삐딱하게 들렸다. "Flourish는 무슨, 일단 살아남는 게 먼저지" 하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포지션을 잡고 나서 조금씩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게 됐다.
Publish or perish 마인드로 연구하면 서바이벌만이 목적이 된다. 빨리빨리 결과를 내야 한다는 조급함, 안전한 주제만 선택하게 되는 보수성, 장기적인 비전보다는 당장의 성과에만 집중하게 되는 한계.
하지만 publish and flourish는 다르다. 논문을 쓰면서 내가 연구자로서 성장하고, 연구 과정을 즐기고, 학술 공동체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한다는 관점이다.\n\n물론 그 교수님이 그런 말씀을 하실 수 있었던 건 아마 이미 안정적인 위치에 계셨기 때문이긴 할 것이다. 어찌보면 내게 이제서야 그 말씀이 와닿는 것도 당장 마켓에 나가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일 수 있다.
그래도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마음가짐 자체가 더 좋은 연구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두려움보다는 호기심으로 연구에 접근할 때 오히려 더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올지도 모른다.
그때 그 교수님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비록 몇 년이 지나서야 이해하게 됐지만.
찾아보니 이런 논문이 있다!
https://jle.hse.ru/article/view/11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