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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뒤에 숨은 리젝션들

리젝션

리젝은 병가지상사 실패의 CV를 만들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모든 성공 뒤에 각각 어디에서 몇 번의 리젝션이 있었는지 정리해보는 것이다. 박사생 시절 말 그대로 번쩍번쩍한 CV를 지닌 교수님이 계셨는데, 어느날 그 분이 그 CV 사이에 숨어있는 리젝의 경험을 공유해주셨다. 각 논문마다 어느 저널에서 몇 번 리젝당했는지, 어떤 펀딩은 몇 년간 재신청을 해서 받은건지 상세하게 들려주셨다. 사실 그때는 힘이 되기에 앞서 좀 질리기도 했다. 저렇게까지 많이, 꾸준히 트라이해야 하다니. 막막하게 느껴졌다. 그렇지만 지금 생각하면 리서치 커리어의 핵심을 알려주신 수업이었다. 성공적인 연구자들의 CV만 보면 마치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뒤에는 수많은 실패와 재도전이 숨어있다. 탑 저널 논문 하나 뒤에 여러 번의 리젝션이 있고, 큰 펀딩 하나 뒤에 몇 년간의 시도가 있는게 보통이다. 이런 현실을 모르면 자신만 유독 많이 실패하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다른 사람들은 다 잘 되는데 나만 왜 이렇게 안 되지? 하는 생각 말이다. 하지만 실패의 CV를 보면 아, 이게 정상이구나, 하는 안도감을 느낄 수 있다. 리젝션이 특별한 게 아니라 연구자의 일상이라는 걸 실감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가급적 내 실패 경험을 솔직하게 공유한다. 결국 연구는 성공과 실패의 연속이다. 중요한 건 실패 또한 과정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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