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순서를 미리 정하는 이유
공저를 시작할 때 가급적 저자 순서를 미리 얘기하는 편이 좋다는 걸 경험으로 배웠다.
처음에는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저자 순서를 얘기하는 게 좀 그렇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계산적인 것 같아서. 하지만 몇 번의 경험을 거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저자 순서를 정하지 않고 시작하면 프로젝트 내내 긴장감이 흐른다. 내가 이만큼 했으니까 퍼스트 저자감이지? 아니면 저 사람이 더 많이 기여한 건가?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돈다.
특히 둘 다 열심히 할수록 더 복잡해진다. 각자 내가 더 많이 했다고 생각하게 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니까.
물론 처음에 정한 순서가 절대적이어야 한다는 건 아니다. 실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기여도가 달라질 수 있다.
중요한 건 이런 대화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처음부터 상황에 따라 조정할 수 있다고 합의해두면 나중에 얘기하기도 편하다.
그런데 가장 까다로운 건 이퀄 퍼스트 아써십인 것 같다. 아무래도 갈등이 생기기 더 쉽다.
진짜로 동등하게 기여했나? 누구 이름을 먼저 써야 하나? 같은 문제들이 생긴다. 특히 둘 중 한 명이 시니어이고 한 명이 주니어일 때는 더 복잡할 수 있다.
물론 정말로 동등하게 기여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한 사람이 조금 더 주도적 역할을 하게 마련이다. 그럴 때는 차라리 그 사람이 퍼스트 저자가 되는 게 깔끔한 것 같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솔직한 대화다. 나는 이 정도 기여할 것 같고, 너는 어느 정도 할 것 같아? 이런 상황이면 저자 순서를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이런 대화를 미리 해두면 나중에 훨씬 편하다. 서로의 기대치를 맞춰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