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공중에 떠 있는 시간
잡마켓을 하면서 가장 이상했던 감정은 부유감이었다.
내년 이맘때 나는 뭘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박사일지 아닐지도 모르고, 교수일지 포닥일지 아니면 아직도 대학원생일지, 심지어 전 세계 어느 나라에 가있을지조차 알 수 없었다.
지원서를 낼 때마다 다른 미래를 상상해야 했다.
캘리포니아 햇살 아래 연구하거나, 뉴잉글랜드 가을 단풍을 배경으로 한 캠퍼스에 갈지도 모른다. 또는 아예 다른 나라에서 사는 내 모습도 그려봤다.
심지어 그때는 화성에 대학이 생겨서 교수를 뽑는다면 화성에조차 지원하겠다는 심정이었다. 그냥 어딘가, 아무 곳이나 교수직을 잡을 수 있다면.
가장 힘든 건 현재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논문을 마무리해야 하는데, 머릿속으로는 잡 인터뷰 준비를 하고 있었다.
미래가 불확실하니까 현재가 임시적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목적지는 정해져 있지 않고, 언제 기내에 탑승할지도 모르는 상황 같았다.
지금 돌아보면, 그 부유감도 일시적이었다는 걸 안다. 결국 어딘가는 정해졌고, 새로운 일상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그때 그 경험을 잊을 수 없다. 내 인생에서 가장 불확실했던 시기, 모든 게 공중에 떠 있는 것 같았던 그 감정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