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와 일상의 최소한의 선
박사논문을 쓰던 어느 날. 정신차려보니 집이 개판이었다.
일에 종일 집중하다 보면 다른 건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설거지, 빨래, 청소. 모든 게 뒷전이었다.
처음에는 오늘만이라고 생각했다. 중요한 마감이 있을 때만 잠시 미루는 거라고. 그런데 지내보니 중요하지 않은 마감은 없었다.
컵이 싱크대에 쌓이기 시작했다. 빨래는 의자 위에 산더미가 됐다. 바닥에는 각종 프린트물들이 흩어져 있었다.
연구자는 원래 그런 거라고 변명했지만, 솔직히 스트레스였다. 어수선한 환경에서는 집중도 잘 안 됐다.
결국 타협점을 찾았다. 완벽하게 정돈할 순 없어도, 최소한의 선은 지키자고. 설거지는 하루 건너뛰어도 이틀은 안 되고, 빨래는 매주 한 번은 하기로.
지금도 집이 깔끔하지는 않지만, 사람이 살 만은 하다고 주장해본다.
연구와 일상의 균형, 쉽진 않아도 필요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