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치는 아이디어는 역량의 신호
내가 생각한 아이디어를 다른 연구자가 이미 했다는 걸 알게 될 때가 있다.
석사 때는 그러면 실망하고 자신감을 잃었다. 내가 너무 늦었나, 내가 창의적이지 못한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내게 그런 연구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시그널이었다.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연구자들은 다 비슷한 훈련을 받고, 비슷한 논문들을 읽는다. 같은 문제를 보면 비슷한 해결책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러니 이건 내가 그 분야의 주요 쟁점들을 제대로 파악하고 연구 커뮤니티와 같은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처음에는 30년 전 연구와 겹치다가, 점차 5년 전, 3년 전, 그리고 작년 연구와 겹치게 된다. 이건 내가 그 분야의 최전선에 다가가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정말로 아무도 하지 않은 걸 떠올리게 된다. 그때가 바로 새로운 기여를 할 수 있는 순간이다.
결국 겹치는 아이디어들은 연구 역량의 포텐셜을 보여주는 것이다. 좌절할 게 아니라 기뻐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