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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억셉이 열어준 문

아카데믹 라이프

날카로운 첫 억셉의 추억 학과 워크샵에서 여성 소설가 관련 논문을 발표하던 날이 떠오른다. 떨리는 목소리로 발표를 마쳤을 때, 선배 대학원생 한 명이 다가왔다. “혹시 내 페이퍼에 참여할 생각 있어? 젠더쪽 리터리쳐 담당할 사람이 필요해서.” 첫 공저 기회였다. 신이 났다. 몇 달 후 첫 투고를 했다. 설레는 마음으로 몇 달을 기다렸다. 결과는 메이저 리비전이었다. 에디터는 리비전의 성공 가능성에 회의적이었다. 크리티컬한 지적, 고쳐야할 부분이 너무 많았고, 1저자는 잡마켓 중이라 시간이 없었다. 몇 번의 기한 연장 끝에 withdraw하고 말았다. 멘탈이 무너졌다. 리젝도 아니고 중도 포기라니. “다른 저널에 내자.” 1저자가 말했다. “이대로도 충분히 좋은 논문이야.” 좀더 아래 저널을 택했다. 다시 수정을 거쳐 투고했다. 이번에는 마이너 리비전이었다. 리뷰어들이 훨씬 우호적이었다. 젠더 관련 부분도 잘 정리되었다는 평을 받았다. 리비전을 마치고 재투고한 지 한 달 후, 디시즌 레터가 왔다. “We are pleased to inform you that your manuscript has been accepted for publication.” 몇 번이나 다시 읽었다. 정말 억셉이었다. 주저자는 아니었지만, 내 이름이 들어간 첫 번째 논문이었다. 싸이테이션도 생길거고, CV의 퍼블리케이션란에도 첫 줄이 생기는 것이었다. 무엇보다 ”나도 할 수 있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작은 발표 하나가 첫 논문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그 논문이 연구자로서의 커리어 첫 관문을 열어주었다. 모든 것이 시작되던 여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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