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적 사고의 균형을 찾기
대학원에 들어오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 중 하나가 “비판적으로 생각하라”였다. 논문을 읽을 때도, 세미나에 참여할 때도, 연구를 설계할 때도 항상 따라붙는 만트라였다.
하지만 막상 비판적 사고를 실천하려고 하면 생각보다 복잡하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초기에는 비판적 사고가 단순히 모든 것을 의심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논문을 읽으면서 “정말 그럴까?”, “다른 해석은 없을까?” 하고 끊임없이 질문하는 것.
그런데 이렇게 하다 보니 의외의 벽에 부딪혔다. 모든 것을 의심하면 아무것도 받아들일 수 없게 된다. 그럼 연구는 어떻게 진행해야 할까?
연구를 진행하려면 어느 정도의 확신이 필요하다. 하지만 비판적 사고는 끊임없는 의심을 요구한다. 이 둘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웠다.
한편 명시적인 가르침 없이 눈치껏 배우게 되는 것도 있었다. 연구자도 사람이기에, 디스커션을 할 때 “비판”보다는 “확장” 또는 “보완”의 관점에서 말하는 것이 현명했다.
특히 공저나 학회 토론처럼 인간관계가 얽힌 상황에서는 더욱 그랬다.
또한 다른 사람의 연구를 비판하면서 정작 나 자신의 선호나 편향에는 둔감할 때가 많았다는 것도 깨달았다. 내가 좋아하는 이론이나 메쏘드에 대해서는 관대하고, 싫어하는 것에 대해서는 엄격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진정한 비판적 사고는 남을 향하기 전에 나 자신을 향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그렇다고 항상 모든 것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기는 어렵다. 시간과 에너지의 한계상 어느 부분은 받아들이고 넘어가야 하고, 어느 부분에 집중할지 선택하는 편이 좋다.
이 선택 자체도 일종의 판단이고, 그 판단 기준이 과연 합리적인지 돌아보는 것도 비판적 사고의 일부이다.
박사를 마친 지금도 여전히 배우는 중이다. 어떤 때는 너무 비판적이어서 진전이 없고, 어떤 때는 너무 관대해서 중요한 문제를 놓친다.
완벽한 균형점은 없는 것 같다. 다만 그 균형을 찾으며 나만의 기준을 만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