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을 기다리지 말고 완성하기
완벽보다 완성
”Real artists ship.” 진짜 아티스트는 작품을 세상에 내놓는다는 뜻이다. 완벽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지금 상태에서라도 완성해서 선보인다는 의미다.
연구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논문을 쓰다 보면 항상 “조금만 더”라는 생각이 든다. 이 부분을 더 깊이 분석하면, 저 문헌을 더 읽어보면, 이 실험을 한 번 더 해보면 훨씬 나은 논문이 될 것 같다.
하지만 그 “조금만 더”는 끝이 없다. 더 파면 더 파야 할 것들이 보이고, 더 읽으면 더 읽어야 할 것들이 나타난다.
경험상 85% 완성도의 논문을 실제로 투고하는 것이 100% 완벽한 논문을 머릿속에만 담아두는 것보다 훨씬 가치 있다.
완성된 논문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리뷰어들이 부족한 부분을 지적해주고, 개선 방향을 제시해준다. 머릿속 완벽한 논문은 아무도 개선해줄 수 없다.
첫 번째 논문을 출판하면 두 번째가 쉬워진다. 논문 쓰는 근육이 생기고, 완성하는 감각을 익힌다.
무엇보다 “나도 논문을 완성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자신감이 생긴다. 이 자신감이 다음 프로젝트의 원동력이 된다.
그러려면 “충분히 좋은” 상태에서 멈추는 법을 배워야 한다. 85%에서 100%로 올리는 데 드는 시간과 에너지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85%까지 진행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도 있다.
물론 이 판단이 쉽지는 않다. 경험이 쌓이면서 “이쯤에서 멈춰도 된다”는 감각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박사과정의 긴 여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모멘텀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모멘텀은 컨퍼런스 억셉, 논문 억셉과 같은 작은 승리들에서 나온다.
성취는 복리처럼 쌓인다. 하나의 성취가 다음 도전에 대한 자신감을 주고, 그 자신감이 또 다른 성취를 만들어낸다.
박사과정은 완벽한 연구자가 되는 과정이 아니라 완성할 줄 아는 연구자가 되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첫걸음은 지금 하고 있는 이 연구를, 이 상태에서라도 완성하는 것이다.
일단 완성하자. 그다음은 그다음에 생각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