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차가 줄어든다고 평등이 아니다
Zhao, Yi, Jina Lee, Cheryl Ellenwood. (2021). The Persistent Influence of Gender Stereotypes in Social Entrepreneurial Financing. Journal of Social Entrepreneurship, 15(3): 811-832.
세상을 바꾸겠다는 뜨거운 마음으로 시작하는 소셜 벤처. 환경, 교육, 빈곤 등 사회 문제를 비즈니스로 풀어보겠다는 청년들의 도전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여성 창업가들에게는 더욱 매력적인 영역처럼 보인다. 이윤 추구보다는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분야니까, 기존 남성 중심의 비즈니스 세계보다는 성별 격차가 적지 않을까?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2021년 Yi Zhao, Jina Lee, Cheryl Ellenwood가 발표한 연구를 보면, 여성 소셜 창업가들은 남성보다 투자받기 더 어렵다. “그래도 소셜 벤처는 다를 줄 알았는데…” 하는 탄식이 나올 법하다.
흥미로운 발견도 있었다. 벤처의 사회적 가치 지향성이 높을수록 창업자 성별 간 투자받는 액수의 격차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격차가 줄어드는 이유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여성에 대한 투자가 늘어서가 아니라 남성에 대한 투자가 줄어서였다.
꽤 씁쓸한 결과이다. 마치 “우리 모두 같이 가난해지면 평등하다”는 논리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성평등은 여성의 기회가 늘어나는 것이어야 하는데, 실상은 남성의 기회가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평등해진 것이었다.
이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겉으로는 ‘성평등’이 달성된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서도 실제로는 구조적 불평등이 교묘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성별 격차가 줄어든다고 해서 반드시 여성의 지위가 향상된 것은 아니다. 때로는 남성의 기회가 제한되면서 하향 평준화가 일어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