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법론이 이론보다 판을 바꾼다
Leahey, Erin, Jina Lee, Russell. J. Funk. (2023). What Types of Novelty Are Most Disruptive? American Sociological Review, 88(3): 562-597.
어떤 새로움이 진짜 판을 바꿀까?
과학의 발전은 혁신에서 나온다. 그런데 모든 혁신이 판을 바꾸는 건 아닐지도 모른다. 새로운 이론을 제시하는 연구와 새로운 방법론을 개발하는 연구 중 어느 쪽이 기존 지식 체계를 더 크게 뒤흔들까?
2023년 Erin Leahey, Jina Lee, Russell J. Funk가 발표한 연구는 이 질문에 흥미로운 답을 제시한다.
연구진은 과학 논문의 “새로움”을 단순히 하나의 척도로 측정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다차원적으로 분석했다. 새로운 이론을 제시하는 논문, 새로운 방법론을 개발하는 논문, 새로운 발견을 보고하는 논문 등 여러 유형의 새로움을 구분해서 살펴본 것이다.
놀랍게도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한 논문들이 기존 지식 패턴을 가장 크게 파괴했다. 이런 논문들은 마치 외로운 천재처럼 홀로 서는 경향을 보였다. 이후 연구들에서 마치 ‘새로운 시작점’처럼 인용되는 것이다. 후속 논문들이 이 논문은 참고하지만, 이 논문이 참고했던 기존 연구들은 인용하지 않는다.
반면 새로운 이론을 제시한 논문들은 오히려 기존 지식을 보완하고 확장하는 역할을 했다. 후속 연구자들이 새로운 이론과 기존 연구를 함께 인용하면서 지식을 축적해나가는 방식이었다.
이는 우리의 통념과는 다르다. 보통 새로운 이론이나 개념이 기존 체계를 뒤바꾼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새로운 연구 도구나 분석 방법이 더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새로운 이론은 기존 지식 위에 층을 쌓아올리는 누적적 혁신이라면, 새로운 방법론은 기존의 경로를 벗어나 전혀 다른 길을 여는 파괴적 혁신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