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서를 받는 입장에서 쓰는 입장으로
박사 2년차쯤 꽤나 특이한 경험을 했다. 내가 지도교수님의 추천서를 쓰게 된 것이었다.
당시 졸업생 선배 한 명이 이메일을 보내왔다. 교수님을 티칭 어워드에 노미네이트하고 싶은데, 본인은 이미 졸업해서 노미네이션 레터를 쓸 자격이 안 된다며, 혹시 내가 써줄 수 있겠냐고 물었다.
기꺼이 수락했다. 예전 멘토링 어워드 레터들을 참고자료로 받아보며 감을 잡기 시작했다. 다른 대학원생들과 졸업생들도 각자 한 문단씩 자신의 경험을 적어 보내왔다. 이 개인적인 에피소드들을 엮어가며 추천서에 살을 붙였다.
보통은 내가 추천서를 받는 입장이었는데, 쓰는 입장이 되니 묘한 기분이 들었더랬다.
다른 한편,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시간을 내어 진심어린 글을 쓰고 있다는게 놀랍기도 했다. 각자가 교수님과의 일화를 솔직하고 구체적으로 풀어낸 문단들을 읽는 것은 거의 감동적인 경험이었다.
지도교수님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멘토인지 새삼 느꼈던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