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계라는 단일 범주의 허상
Lee, J. W., & Byrd, W. C. (2024). The Mechanisms of Ethnoracialization and Asian American Support for Race-conscious Admissions. Sociology of Race and Ethnicity, 10(3), 335-352.
2016년, 한국계 미국인 60.5%가 대학 입학에서 인종을 고려하는 정책을 지지했다. 반면 중국계는 24.6%만 찬성했다. 같은 아시아계인데 왜 이렇게 다를까? 더 놀라운 건 이 차이가 소득, 교육, 정치성향을 통제해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하버드와 UNC 소송으로 뜨거웠던 아시아계 대학입학 논란. “아시아계는 역차별 피해자”라는 프레임이 주류 담론을 장악했다. 하지만 Lee와 Byrd는 다른 질문을 던졌다. 과연 아시아계 미국인의 의견이 정말 하나일까?
연구진은 2016년 전국 아시아계 미국인 조사(NAAS) 데이터로 1,860명을 분석했다.
중국, 한국, 일본,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필리핀, 베트남, 캄보디아, 몽족까지 10개 민족을 포함한 대규모 연구였다.
결과는 “아시아계”라는 단일 범주의 허상을 드러냈다. 전체 평균 지지도 3.16점(5점 만점)을 기준으로 보면, 중국계(-0.58점), 베트남계(-0.41점), 몽족(-0.40점)은 반대 쪽에, 캄보디아계(+0.45점), 방글라데시계(+0.30점), 한국계(+0.29점)는 찬성 쪽에 섰다. 일본, 인도, 필리핀계는 평균 수준이었다.
이 차이는 단순한 사회경제적 배경으로는 설명되지 않았다. 소득, 교육, 거주지, 정치성향을 모두 통제해도 8개 민족 그룹이 여전히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뭔가 더 근본적인 요인이 작동하고 있었다.
분석 결과, ‘재분배주의’가 가장 강력한 설명 변수였다. 정부가 소득 불평등을 줄이고 공교육에 투자해야 한다고 믿는 아시아계일수록 인종 고려 정책을 지지했다. 이 변수를 넣으니 유의미한 민족 차이가 8개에서 5개로 줄었다.
‘인종 정의 프레임’도 중요했다. 흥미롭게도 백인과의 친밀감보다는 흑인 인권 운동(BLM) 지지도가 결정적이었다. BLM을 지지하는 아시아계는 인종 고려 정책도 지지하는 경향이 강했다. 이는 아시아계가 “명예 백인” 위치를 받아들이느냐 거부하느냐의 선택과 연결됐다.
연구진은 문화 결정론을 경계한다. 민족 차이는 고정된 문화적 특성이 아니라 변화하는 정치적 맥락의 산물이다. 이민 정책, 시민권 규정, 인구조사 범주가 각 민족 그룹을 다르게 인종화했고, 이것이 오늘날의 정치적 태도로 이어졌다.
이 연구의 의의는 분명하다. “아시아계”를 단일 집단으로 보는 시각의 위험성을 보여준다. 정치인들이 “아시아계 표심”을 논할 때, 과연 누구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건지 물어야 한다. 중국계 보수파의 목소리가 전체 아시아계의 의견인 양 포장되는 건 아닌지 경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