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이든 데이터든 서울만 가면 된다
모로 서울 가기
분야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대학원에 있으면서 이론 주도 연구가 좋고 데이터 주도 연구에는 한계가 크다는 말을 듣곤 했다. 정말 그럴까?
이론 주도 연구의 매력은 분명하다. 이론적 질문에서 출발해서 가설을 세우고 적합한 연구대상을 찾아 이를 체계적으로 검증하는 과정이 논리적이고 우아하다.
하지만 이론 주도 접근만 하려 하면 놓치게 되는 부분도 많다. 특정한 연구대상을 연구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고 흥미롭거나, 매우 좋은 데이터셋에 이미 액세스가 있을 경우가 그렇다.
데이터 주도 연구도 충분히 가치 있다. 데이터를 뒤지다가 흥미로운 패턴을 발견하고, 그것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을 찾거나 만드는 과정. 이것도 훌륭한 연구 접근이다. 데이터에서 시작했다고 해서 이론적 기여가 작으리라고 보는 것은 고정관념일 수 있다.
물론 데이터 주도 연구에도 함정이 있다. 그냥 “재밌는 패턴을 찾았다”로 끝나면 기여가 부족하다.
그 패턴이 왜 중요한지, 어떤 이론적 기여가 있는지 설명해야 한다. 데이터는 시작이지 끝이 아니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말이 있다. 연구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어떤 경로로 시작했든, 새로운 지식과 통찰에 도달했다면 그것은 좋은 연구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