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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샘의 환상을 깨다

대학원

석사 때의 나는 밤샘을 열정과 착각했다. 자정까지 연구실에 남아있곤 했고, 일찍 들어가면 죄책감이 들었다. 종종 밤을 새기도 했다. 데드라인이 있거나, “오늘 밤에 뭔가 큰 돌파구를 찾을 것 같다”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새벽 4시까지 끙끙대며 연구 아이디어를 짜냈다. 그런데 다음 날 오후에 보면 그 아이디어들이 전혀 쓸모없었다. 졸린 상태에서 천재적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깨어있는 상태에서는 너무나 당연하거나 아예 말이 안 되는 것들이었다. 밤샘의 성과는 많지 않았다. 20대라서 그런대로 버텼다. 하루 자고 일어나면 어느 정도 회복됐고, 며칠 연속으로 밤을 새도 큰 탈은 없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비효율적이었다. 충분히 잔 상태에서 5-6시간 집중해서 일하는 게 졸린 상태에서 12시간 끙끙대는 것보다 훨씬 나았을 텐데. 지금은 다르다. 피곤하면 일찍 자고, 가급적 맑은 정신으로 일한다. 20대의 체력을 과신해서 미래의 수명을 끌어 쓰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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