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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을 사는 엘리트의 역설

논문 소개

Hahl, O., Zuckerman, E. W., & Kim, M. (2017). Why elites love authentic lowbrow culture: Overcoming high-status denigration with outsider art. American Sociological Review, 82(4), 828-856. 월스트리트 펀드매니저가 화려한 아파트에 무명 아티스트의 투박한 그림을 걸어놓는다. 미슐랭 스타 셰프가 길거리 타코를 “진정한 맛”이라며 극찬한다. 왜 엘리트들은 ‘하위문화’에 열광할까? Hahl을 비롯한 연구진은 그들이 ‘진정성’을 찾아헤매는 것이라고 답한다. 그리고 그 이유는 자신들의 ‘가짜스러움’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었다. 연구진은 “고지위 폄훼(high-status denigration)” 이론에서 출발한다. 높은 지위를 얻으면 외재적 보상(돈, 명성)이 따라온다. 그런데 이때 사람들이 의심한다. “저 사람이 정말 가치를 추구해서 성공한 걸까, 아니면 그냥 돈과 명성을 위해서였을까?” 법조인은 정의를 추구한다고 하지만, 억대 연봉이 따라온다. 의사는 환자를 치료한다지만, 사회적 명망과 높은 연봉을 얻는다. 외재적 동기가 의심받는 순간, ‘진정성’이 타격받는다. 실험 1: 123명의 대학생을 세 그룹으로 나눴다. - 고지위/진정성 불안 그룹: 공개 경쟁에서 이긴 것으로 설정 - 고지위/진정성 안전 그룹: 비공개 경쟁에서 이긴 것으로 설정 - 저지위 그룹: 경쟁에서 진 것으로 설정 그다음 두 그림을 보여줬다. 하나는 고지위/낮은진정성 작가(자기홍보를 한 유명 작가), 다른 하나는 저지위/높은진정성 작가(우연히 발견된 무명 작가). 결과는 극명했다. 고지위/진정성 불안 그룹은 63%가 진정성 높은 무명 작가의 그림을 선택했다. 반면 다른 두 그룹은 30-40%만 선택했다. 실험 2: 이번에는 관찰자 입장에서 실험했다. 181명에게 경쟁 승자가 어떤 그림을 선택하는지 보여주고, 그 사람을 평가하게 했다. 베이스라인에서는 승자가 패자보다 진정성이 낮다고 평가됐다(고지위 폄훼 효과). 하지만 승자가 진정성 높은 작품을 선택하면? 오히려 패자보다 더 진정하다고 평가받았다. 핵심은 “진정성 차용(authenticity-by-appreciation)” 효과였다. 진정한 사람의 작품을 좋아한다는 것은 자신도 진정함을 시사한다. 연구진이 선택한 장르는 ‘아웃사이더 아트’였다. 정규 교육받지 않은 작가들이 만든 예술이다. 왜 이런 작품이 ‘진정하다’고 여겨질까? 외재적 보상을 노리지 않고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엘리트 관객을 의식하지 않았고, 예술계 기준에 맞추려 하지도 않았다. 순수하게 자신을 위해, 또는 가족과 친구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결국 엘리트들의 ‘진정성 추구’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 진정해 보이기 위해 진정한 것을 소비하는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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