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과정에서 포닥으로 가며 사라지는 것
Fochler, M., Felt, U., & Müller, R. (2016). Unsustainable growth, hyper-competition, and worth in life science research: Narrowing evaluative repertoires in doctoral and postdoctoral scientists’ work and lives. Minerva, 54(2), 175-200.
Fochler et al. (2016)은 오스트리아 생명과학 분야 박사과정생 16명과 포닥 16명을 심층 인터뷰해 놀라운 발견을 했다. 같은 학문 분야에서 단 몇 년 차이인데도 완전히 다른 세계에 살고 있었다.
연구진은 “가치 평가의 레퍼토리”라는 개념으로 이를 분석했다. 박사과정생들은 다양한 기준으로 자신의 연구를 평가하지만, 포닥들은 오직 하나의 기준에만 매달리게 된다는 것이다.
박사과정생의 “이종계층적” 세계:
그들에게는 여러 가지 가치 기준이 공존했다.
연구실에서는 협력과 상호부조가 중요했다. 새롭고 위험한 연구도 마다하지 않았다. 다양한 가치 기준이 있어서 한 영역에서 실패해도 다른 영역에서 좋은 평가를 내렸다. 논문이 안 나와도 메쏘드를 배웠다거나, 사회적 의미가 있는 연구라는 식으로 말이다.
포닥의 “위계적” 세계:
하지만 포닥이 되면 모든 게 바뀐다. 생산성이라는 단 하나의 기준만 중요해진다. 논문, 인용, 연구비로 측정되는 성과만이 전부다.
연구실에서의 협력 관계도 거래가 된다. 무엇보다도 아써십이 제일 중요하다. 성과가 나오지 않을 수 있는 위험한 연구는 포기한다.
이런 변화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다.
포닥 시기는 단기 계약의 연속이고, 계속 이동해야 한다. 전 세계 시장에서 평가받을 수 있는 “표준화된” 성과가 중요하다.
아이러니한 건, 많은 박사과정생들이 이런 포닥의 현실을 보고 학계를 떠난다는 것.
박사과정의 창의성과 다양성이 포닥 시기의 획일적 경쟁으로 바뀌는 과정을 막을 방법이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잡마켓의 경험이 이런 트랜지션에 큰 역할을 하는게 아닌가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