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네트워킹에서 살아남기
박사생 때 프랑스 경영대에서 주관한 한 5일짜리 서머 워크샵을 갔을 때의 일이다.
강제 네트워킹이었다. 매일매일 매 끼니를 서로 다른 사람들과 섞어서 앉아서 먹게 하고, 모든 쉬는 시간이 네트워킹 커피 타임이었다. 그나마 숙소는 혼자여서 다행이었지만, 너무 힘들었다.
이 커리어가 나랑 맞나 싶었다.
삼일째부터는 아침식사를 안 가고 전날 커피타임에 주워온 간식으로 때우기 시작했다. 그렇게라도 혼자 있으려고.
지금 생각해보면 좀 웃긴다. 네트워킹을 위한 워크샵에서 네트워킹을 피하려고 숨어다니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때는 정말 절박했다. 계속해서 새로운 사람들과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이렇게 피곤한 일인지 몰랐다.
내향적인 사람에게 강제 네트워킹은 고문에 가깝다.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속도를 충전하는 속도가 따라잡지 못한다. 특히 혼자 있을 시간이 전혀 주어지지 않으면 더욱.
그런데 몇 년이 지나고 보니, 네트워킹 자체가 문제는 아니었다. 내 방식을 찾지 못했던 게 문제였다.
일대일 대화는 괜찮고, 관심사가 맞는 사람과의 깊은 대화는 오히려 즐겁다는 걸 알게 됐다.
지금도 그런 강제 네트워킹 상황이 오면 여전히 부담스럽긴 하다. 하지만 이제는 나만의 생존 전략이 있다. 중간중간 혼자만의 시간을 확보하고, 모든 자리에 다 참석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그때 아침식사를 거르며 간식으로 버텼던 나를 보면, 참 열심히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힘든 상황에서도 나름의 방법을 찾아가려고 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