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보다 중요한 것들
인문사회과학 대학원생들이 종종 듣는 말이 있다. “고전 이론서를 읽어라”, “옛날 연구부터 읽어라”, “학문의 뿌리를 알아야 훌륭한 연구자가 될 수 있다.”
나는 솔직히 이런 말을 별로 믿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A를 하면 B가 되는 데 유리하다”는 건 결국 실증적 주장인데, 이런 조언들은 대부분 당위적 주장(“자고로 학문을 한다면 이러저러해야 한다”)과 합쳐져 증거 없이 제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 더 중요한 것은 다음과 같다.
멘토를 잘 만나는 것. 좋은 지도교수, 좋은 선배, 좋은 동료들과의 만남이 연구자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 고전보다 크다.
지적 이니셔티브. 스스로 문제를 찾고, 스스로 방향을 설정하고, 스스로 답을 구하려는 능동적 태도.
호기심. 진짜 궁금해하는 마음.
성실성(persistence). 꾸준히 해나가는 힘. 막혔을 때도 포기하지 않는 끈기.
실제로 경험적 증거로도 뒷받침되는 좋은 연구자의 자질들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훌륭한 연구자가 되는 길은 하나가 아니라는 점이다. 어떤 이는 고전에 능하고, 어떤 이는 최신 메쏘드에 강하며, 또 어떤 이는 이론적 프레이밍에서 두각을 드러낸다.
단 하나의 “옳은 길”을 찾기보다는, 각자가 가진 강점을 발전시키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