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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은 문제해결의 도구다

아카데믹 라이프

학부 때는 책을 많이 읽히는 수업들을 찾아서 듣고는 했다. 키케로 의무론, 롤즈 정의론, 마키아벨리 군주론 등등 이거저거 봤다. 소포클레스도 읽고, 정치사상사랑 정치철학 수업도 여럿 들었다. 몇 가지는 마음에 깊게 남았지만 대부분은 기억이 잘 안 난다. 그렇다면 그 독서가 정말 내 지적 성장에 중요했을까? 학부 때의 고전 읽기는 아직 지적 관심이 확실하지 않을 때, 다양한 사고방식을 접해본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것 같다. 내가 어떤 질문에 관심 있는지 탐색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하지만 지금 시점에서 고전 읽기는 다른 의미이다. 이미 연구 분야를 정하고, 구체적인 문제의식이 생긴 상태에서는 목적이 더 분명해진다. 박사과정 때 쿤을 다시 읽을 때는, 학부 때처럼 “과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일반적 호기심이 아니라 내 연구와 연결된 구체적 질문을 가지고 읽었다. 연구가 막힐 때, 더 큰 질문과 연결할 때, 고전은 단순한 교양이 아니라 문제해결의 도구로서 힘을 발휘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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