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보다 내적 동기
트렌드만 좇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있다. 연구가 얄팍해진다는 이런 원칙적인 이야기를 떠나서, 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트렌드는 내가 좇으면 또 바뀐다. 영원히 잡을 수 없는 물결 같은 것이다. 특히 박사 논문 주제가 그렇다. 5년, 7년, 10년 후에 뭐가 트렌드일지 미리 알 도리가 없다.
지금 AI가 뜨니까 AI 관련 주제로 논문을 시작했다고 치자. 하지만 향후 졸업할 때쯤에는 또 다른 이슈가 부상할 수 있다. 그때 가서 “왜 이 주제를 선택했지?“라고 후회할 수도 있다.
반면 내게 내적으로 동기가 뚜렷하고, 나한테 가장 의미 있고 재미있는 주제를 택하면 다르다. 트렌드가 바뀌어도 연구를 지속할 동력이 있다. 힘든 순간에도 “이게 정말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야”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완전히 트렌드를 무시하라는 건 아니다. 마켓 나가기 한 일이 년 전부터는 트렌드를 대강 파악하는 것도 프레이밍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내 연구를 어떻게 포지셔닝할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그렇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내적 동기가 가장 지속 가능한 에너지이지 않을까? 트렌드는 참고사항일 뿐, 연구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다는 게 내 의견이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진짜 자신이 궁금한 것을 연구하는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