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이 노력의 결과만은 아니라는 것
나는 기본적으로 메리토크라시나 just world belief에 회의적이다. 노력했다고 성과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성과가 좋았다고 다 노력의 결과인 것도 아니고, 성공했다고 반드시 성과가 좋았던 것도 아니다.
잡마켓만 봐도 그렇다. 실적이 좋고 실력이 충분해도, 타이밍과 분야, 학과 사정 같은 요인 때문에 결과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실적 좋으니 잘 될 거야”라는 말은 사실 위로이지, 실증적 사실은 아니다.
세상은 권선징악이 아니라는게 내 세계관인 것 같다. 그게 옳은지, 또는 내가 그렇지 않은 세상을 얼마나 바라는지와는 별개로.
그렇지만 이게 꼭 허무와 냉소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렇게 생각하면 자신과 타인에게 더 관대해질 수 있다. 성과나 성공이 부족할 때 “노력이 모자라서 그렇다”라고 단순히 판단하지 않게 된다. 보이지 않는 조건들과 맥락을 상상하게 되고, 그 속에서 버티는 사람들의 노고를 존중하는, 타인의 사정을 더욱 헤아리는 공감으로 나아갈 수 있다.
좀 화제를 바꿔서, 그래서 나는 잘 될거야 유의 위로를 잘 못하는 편이다. 그 대신 새옹지마를 말한다. 만약 잘 안 되더라도 당신 탓이 아니다. 이 일이 만일 잘 풀리지 않아도 다른 일이 잘 될 수 있고 더 행복하고 의미있고 즐거운 삶을 살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