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를 무시하되 연결하기
연구를 할 때 트렌드만 좇지 말라는 조언을 많이 듣는다. 원칙적으로 맞는 말이다. 나만의 아젠다를 가지고 꾸준히 파나가야 의미있는 연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잡마켓 나갈 때 트렌드를 의식하지 않기는 힘든 일이다. 현실적으로 학과들이 채용공고를 낼 때 트렌드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내 연구가 완전히 다른 방향이라면 애초에 지원 자격조차 안 될 수 있다.
그런데 사실 내가 하는 주제가 내가 잡마켓 나가는 순간에 빵 뜰 가능성은 사실 높지 않다. 미래는 아무도 모르기에 타이밍을 맞추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완전히 다른 분야가 아니라면 어느 정도 연결점을 찾을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조금이라도 관련성이 있다면 (예컨대 AI는 아니지만 플랫폼 알고리즘을 연구한다거나), 트렌드에 맞게 내 연구를 새롭게 포장해서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것도 중요하다.
내가 정말 관심 있는 주제를 파되, 그 주제를 트렌드와 연결시킬 수 있는 각도를 찾는 것이 생존 전략인 것 같다.
달리 생각해보면, 트렌드는 일종의 시대의 흐름 또는 니즈일 수도 있다. 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에 대한 학문적 대응이라고 보면, 트렌드를 고려하는 것이 꼭 얄팍한 것만이 아니다. 시대의 흐름에 내 연구를 어떻게 위치시킬 것인가도 중요하게 생각해볼만한 지점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