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삶의 경계를 명확히 하기
나는 하고 싶은 일이 아니면 잘 못하는 성향이다.
그 점에서 (상당량의 업무를) 내가 즐겁게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업으로 삼을 수 있어 행운이다.
그렇지만 사실 일을 하며 자아실현을 한다는 사고관도 특정 시대 특정 사회의 산물이다. 근대에 발명된 낭만적 사랑처럼.
다른 삶의 방식 또한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 일은 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업무 시간에 하고, 나머지 시간에서 내 삶의 의미와 즐거움을 찾는 게 뭐가 문제일까?
학계에서는 특히 일=소명이라는 관념이 강하다. 연구를 사랑해서 학문에 헌신해야 하고, 주말에도 쉬지 않고 일해야 진정한 연구자라는 식의 문화. 하지만 이런 태도가 모두에게 맞는 것도 아니고, 꼭 필요한 것도 아니다.
업무 시간 중 성실하게 리서치, 티칭, 서비스를 책임감 있게 수행하면 충분하지 않을까? 오히려 일과 삶의 경계를 명확히 하는 사람들이 장기적으로 더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삶과 커리어를 꾸려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