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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이 사라진 뒤 방향을 찾기

잡상

고등학교 때는 스무 살 이후의 삶을 그리지 못했다. 지금의 모든 고통은 대학 입시 결과로 보상받고, 좋은 대학에 진학하면 그때부터는 탄탄대로가 열린다는 그런 비이성적인 기대가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막상 대학생이 되자 막막해졌다. 입시라는 명확한 목표가 사라지니 뭘 해야 할지 몰랐다. 좋은 대학에 가면 뭔가 자동으로 잘 풀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무것도 자동으로 주어지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는 입시라는 잘 닦인 길을 달렸다. 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달렸고, 속도만 다를 뿐이었다. 그런데 대학에 오니 레일이 없었다. 각자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다행히 곧 방향을 찾았다. 내가 원하는 전공, 좋아하는 공부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교환학생을 가고, 대학원을 생각하고, 유학을 준비했다. 하지만 그 첫 해 막막함은 지금도 기억난다. 입시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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