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해 보이는 평가의 불평등
그러고 보니 여기서 제 연구 얘기는 많이 안했었죠. 간단히 소개글 써봅니다.
저는 “공정해 보이는 평가 시스템이 어떻게 불평등한 결과를 만드는가”를 연구합니다.
근래 출간된 한국 문단에 대한 연구(Poetics, 2025)에서는 이런 연구를 했습니다. 1990년대 이후 여성 작가들이 남성만큼 문학상을 받고 평론가의 주목도 받지만, 문학과지성사 문학선집에 선정된 89편의 작품 해설을 분석한 결과, 남성 작가의 자전적 글쓰기는 보편적 인간 경험이나 문학사적 의미로 평가받는 반면, 여성 작가의 자전적 글쓰기는 “여성의 삶”이나 “여성문학”이라는 범주에 갇혔습니다. 즉, “보편성”과 “역사적 의미”라는 더 큰 인정을 받는 프레이밍에는 남성만 들어가죠.
과학 분야에서는 이런 패턴을 발견했습니다. 85,000편 이상의 논문을 분석한 연구(Gender & Society, 컨디셔널 액셉)에서 STEM 분야 여성 과학자들이 자신의 연구를 “혁신적”이라고 표현하는 노벨티 클레임을 남성보다 덜 사용하고, 이 차이가 나중 인용 격차를 일부 매개한다는 걸 밝혔습니다. 흥미롭게도 인문사회과학에서는 이런 젠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는 과학적 권위를 얻는 방식이 분야마다 다르고, 젠더 갭의 메커니즘도 분야별 문화에 따라 다르게 작동함을 보여줍니다.
저는 이같은 사회적 인정과 평가의 문제를 젠더사회학, 문화사회학, 과학기술사회학의 교차점에서 연구합니다. 계산적 텍스트 분석, 인용 맥락 분석, 서베이 실험 같은 메쏘드를 활용해 패턴을 찾아내고, 학술 데이터베이스 같은 기술 인프라가 어떻게 “누구의 지식이 중요한가”를 구조화하는지도 살펴봅니다.
제 연구들은 공통적으로, 표면적 평등 뒤에 숨은 불평등을 드러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