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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도 믿지 않는 충고들

대학원

학부 시절, 석사 진학을 고민하며 베버의 “직업으로서의 학문”을 읽었다. 석박사를 마친, 또는 진행 중인 선배들의 이야기도 들었다. 지금 여기서 하는 이야기들은 대부분 그때 이미 들은 것들이다. 기억나는 사람들이 있다. 학부 때 법과 사회를 강의하셨던 박사님. 나중에 로스쿨 진학으로 커리어를 바꾸신 분이다. 그분은 대학원생의 경제적 현실과 생애주기 압박을 구체적으로 말해주셨다. 또래들이 취업하고 결혼하고 집을 구하는 동안, 박사과정생은 10여 년에 가까운 시간을 근근이 버티며 그 모든 것을 유예한다고. 석사 중이던 학과 선배도 있었다. 같은 해에 들어온 동기가 논문을 먼저 내면 어떤 기분인지, 내 실적이 곧 내 가치처럼 느껴지는 순간들, 열심히 해도 어디로 가는지 보이지 않는 막막함을 공유해주었다. 나는 그 말들을 다 들었다. 고개도 끄덕였다. 그런데 그러고도 몰랐다. 마음 어딘가에서 나는 믿었다. 충분히 준비하고 충분히 노력하면, 그래도 나는 다를거라고. 그게 얼토당토않은 착각이었다는 걸 아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뼈아팠던 건, 내가 정말 몰랐던 건 아니라는 사실이다. 듣고도 믿지 않았다. 절절한 조언도 내 마음에 와닿지 않아서. 아마 대부분이 그렇게 진학할 것이다. 대학원 가지 말라는 말 한 번 안 듣고 들어오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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