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매면서 내 길을 찾아가기
석사과정 초반에는 수업을 듣고, 논문을 읽고, 세미나에 다니느라 바빴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의 나는 그냥 주어진 것들을 소화하는 데 급급했다.
석사 2학기였나. 누군가 내게 어느 분야를 공부하냐고 물었다. 간단한 질문이었는데 순간 말문이 막혔다. 관심사가 없는 건 아니었다. 문화자본 이론도 좋았고, 규범이나 가치 같은 것도 흥미로웠다. 근데 내가 무엇을 연구하고 싶은지, 내가 어떤 질문을 하는 사람인지는 몰랐다. 얼버무리고 넘기면서, 많이 부끄러웠다.
그때는 그 막막함이 내 문제인 줄 알았다.
그러나 사실 누구도 처음부터 자기 리서치 프로그램을 가지고 시작하지 않는다. 헤매면서 내 길을 찾아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