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곳에서 더 잘 보이는 질문
박사과정에 들어가면서는 연구분야가 바뀌었다.
석사 때는 소설가 정전화를 연구했다. 아트 월드, 문화 생산, 젠더. 그게 내 출발점이었다. 박사에서도 비슷한 방향으로 갈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도교수님의 분야가 과학자의 커리어였다. 처음에는 낯설었다. 하지만 들여다보니 생각보다 겹치는 게 많았다. 아트 월드와 아카데미아는 얼핏 전혀 다른 것 같지만, legitimacy가 형성되는 방식, 평판이 쌓이는 구조, 커리어 경로의 불평등에 관한 유사한 질문이 작동한다.
데이터도 더 나았다. 과학자 커리어는 퍼블리케이션 레코드, 인용, 아티클의 초록 등 분석을 위한 데이터가 풍부했다. 연구자로서 할 수 있는 게 많았다.
그리고 해보니까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내 삶이랑 가까웠다. 나도 연구자고, 내가 속한 세계와 내 커리어에 시사점이 있는 연구를 하게 되는 점이 좋았다.
분야를 바꾸면서, 내가 원래 가진 질문을 더 잘 볼 수 있는 곳으로 옮겨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