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어 코멘트는 명령이 아니다
알앤알 세컨드 라운드에서 데이터도 바꾸고 (서플리먼터리 분석한 데이터로 메인 분석을 새로 해라) 프레이밍도 바꾸라는 코멘트를 받은 적이 있다. 둘 다 큰 작업인데다, 사실상 다른 페이퍼를 새로 쓰라는 말이기도 했다.
공저자들과 많은 논의 끝에 둘 다 안 했다.
물론 그냥 무시한 건 아니다. 왜 바꾸지 않는지, 현재 접근이 왜 더 적절한지 리스폰스 레터에 썼다. 그 두 가지를 제외한 모든 걸 다 했고 추가분석도 정말 많이 했다. 그래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이거 리젝 각이다 싶었다. 리뷰어의 가장 큰 코멘트 두 개를 반영하지 않았으니까.
결과는 억셉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에디터가 그 논문을 좋아했던 것 같다. 때로는 리뷰어 코멘트를 전부 반영하는 것보다, 에디터가 이 논문의 컨트리뷰션을 믿고 있는지가 더 결정적일 수 있다. 사실 리뷰어도 두 명이면 의견이 다른 경우가 왕왕 있고,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는 에디터의 판단이다.
요약하자면 리뷰어 코멘트는 전부 따라야만 하는 명령은 아니다. 다만 안 따를 때는 왜 안 따르는지를 설득력 있게 써야 한다. 그리고 에디터가 내 편이길 기도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