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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과 후추로 나눈 연구

잡상

AI를 쓰면서 일의 의미를 잃는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지금 이게 내 실력인지 아닌지. AI로 할 수 있다면 내가 직접 해야 하는 이유가 있는지. 내가 대체될 수 있는 존재라면, 지금 여기서 이 작업을 하는 게 무슨 의미인지. 어찌보면 연구자들이 원래 가지던 의문과도 비슷하다. “이 연구, 몇 명이나 읽을 건데?” 친한 친구가 연구를 소금과 후추로 나눈 적이 있다. 소금은 생존에 필수적인 연구, 당장 쓸모가 보이는 것들. 후추는 없어도 살 수 있지만 있으면 세상이 더 풍요로워지는 것들. 지적 호기심을 추구하며 사고의 지평을 넓히는, 지식 그 자체를 위한 연구. 읽는 사람은 적어도, 새로운 지식을 세상에 만들어간다는 것에 의미가 있었다. 왜 이 연구인지, 왜 지금인지, 왜 내가 이걸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왜 내 분야의 다른 연구자들이 이 연구를 읽어야 하는지. AI 이전에도, 이후에도 이 질문에 답하는 건 연구자의 몫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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